정신질환에서 회복이란 무엇일까 — '다 나았다'가 아니어도 괜찮은 이유

회복은 증상이 하나도 없는 상태만을 뜻하지 않아요. 증상이 남아 있어도 내 삶의 운전대를 다시 잡아 가는 과정이 회복이에요.
'언제 다 나아요?'라는 질문
치료를 시작하면 누구나 이 질문을 해요. 감기처럼 며칠 앓고 깨끗이 낫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그런데 마음의 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좋아졌다가 다시 흔들리기도 하고, 약을 오래 먹기도 해요. 그러다 보면 '나는 영영 못 낫는 건가' 하는 생각에 지치게 돼요.
이럴 때 '회복'이라는 말의 뜻을 다시 살펴보면 도움이 돼요.
회복의 두 가지 뜻
영국 정신건강재단(Mental Health Foundation)은 회복이 사람마다 다르다고 설명해요.
- 어떤 사람에게는 증상이 더는 없는 것이에요.
- 어떤 사람에게는 증상을 다루면서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원하는 삶을 사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는 것이에요.
두 번째 뜻이 낯설 수 있어요.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을 떠올려 보면 쉬워요. 병이 사라지지 않아도 관리하면서 일하고, 사랑하고, 여행해요. 마음의 병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어요.
세계보건기구(WHO)도 정신건강을 병이 없는 상태로만 보지 않아요. 삶의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자기 능력을 펼치고, 배우고 일하며, 공동체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해요.
'다 나았다'가 아니어도 괜찮은 이유
- 기준이 '증상 0'이면 늘 실패한 기분이 들어요. 조금 불안한 날이 하루만 있어도 '아직 멀었네' 하게 돼요.
- 기다리는 동안 삶이 멈춰요. '다 나으면 친구를 만나야지', '다 나으면 일해야지' 하다 보면 몇 해가 지나가요.
- 삶을 다시 사는 것이 오히려 증상을 줄여요. 사람을 만나고 몸을 움직이고 할 일이 있는 생활은 그 자체로 회복을 도와요.
회복을 '병이 없어진 뒤에 시작되는 삶'이 아니라 '병이 있어도 지금 조금씩 넓혀 가는 삶'으로 보면 오늘 할 수 있는 일이 생겨요.
회복을 돕는 것들
영국 정신건강재단은 회복을 받쳐 주는 것으로 이런 것을 꼽아요.
- 좋은 관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
- 보람 있는 일이나 활동: 꼭 돈을 버는 일이 아니어도 돼요
- 자라고 있다는 느낌: 새로 배우는 것, 해 본 적 없는 일
- 지내기에 알맞은 집과 환경
여기에 치료가 더해져요. 약과 상담은 회복의 바탕을 만들어 주는 도구예요. 치료를 받는 것과 회복하는 것은 서로 반대가 아니에요.
나만의 회복 그려 보기
'다 낫기'처럼 큰 목표 대신 작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요. 재단은 구체적이고, 나에게 의미 있고, 해낼 수 있고, 현실적이고, 기한이 있는 목표를 권해요.
- '건강해지기'보다 '이번 주에 세 번, 10분씩 걷기'
- '사람 만나기'보다 '토요일에 친구 한 명에게 안부 문자 보내기'
- '일하기'보다 '이번 달에 이력서 한 줄 고치기'
이런 질문도 도움이 돼요.
- 아프기 전에 좋아하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 증상이 조금 남아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 일 년 뒤에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나요
알아 둘 것
- 회복은 직선이 아니에요. 재단은 회복이 늘 곧게 나아가는 과정은 아니며, 좋은 때와 증상이 돌아오는 때를 오갈 수 있다고 말해요. 나빠진 날이 그동안의 회복을 지우지 않아요.
- 남과 견주지 않아요. 회복의 모양과 빠르기는 사람마다 달라요.
- 희망을 부풀리지도 않아요. 모든 증상이 사라진다고 약속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치료와 지지가 있으면 지금보다 살 만해질 수 있다는 것은 근거가 있는 이야기예요.
이럴 땐 도움을 받으세요
'나는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굳어지고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면, 그것은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증거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에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 (24시간)에 전화할 수 있어요.
참고한 자료
- Mental Health Foundation(영국 정신건강재단) — Recovery
- WHO(세계보건기구) — Mental health: strengthening our response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