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고립 청년 — 방에서 나오기 어려운 마음과 가족이 할 일

방에 머무는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더 다치지 않으려는 버팀이에요. 밀어내듯 꺼내는 것보다 안전하게 이어 두는 것이 길이 돼요.
어떤 상태를 말하나요
보건복지부는 '힘들 때 기댈 사람이 없거나, 집이나 방에서 나오지 않는' 청년을 고립·은둔 청년으로 보고 지원하고 있어요. 정식 병명은 아니에요. 사람과의 연결이 끊기고 생활 반경이 집이나 방으로 좁아진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복지부가 2023년에 실시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정부는 이런 위기에 놓인 청년이 최대 약 54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어요. 드문 일이 아니에요.
왜 방에서 나오기 어려울까요
같은 조사에서 집에만 있게 된 이유로 취업의 어려움이 가장 많았고, 인간관계의 어려움, 학업 중단이 뒤를 이었어요. 처음부터 숨으려던 사람은 거의 없어요. 대개 이런 흐름이에요.
- 실패나 상처를 겪고 잠시 쉬려고 했어요.
- 쉬는 동안 또래는 앞으로 가고, 공백이 길어졌어요.
- '그동안 뭐 했어'라는 질문이 두려워 사람을 피하게 됐어요.
- 낮밤이 바뀌고, 나가는 일이 점점 더 큰 일이 됐어요.
- 나가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워 더 숨게 됐어요.
밖에서 보면 편히 쉬는 것 같지만, 안에서는 죄책감과 불안으로 하루 종일 긴장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우울증, 사회불안, 그 밖의 정신건강 문제가 밑에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런 경우에는 치료가 문을 여는 열쇠가 돼요.
당사자가 해볼 수 있는 것
한 번에 사회로 돌아가려 하지 않아도 돼요. 순서를 아주 작게 나눠요.
- 일어나는 시간부터. 하루 중 한 가지만 고정해요. 같은 시간에 일어나 커튼을 열어요.
- 방 밖, 집 안. 가족이 없는 시간에라도 거실에서 밥을 먹어요.
- 집 밖, 사람 없는 곳. 밤이나 새벽에 5분 걷기부터 해도 돼요.
- 말하지 않아도 되는 곳. 편의점, 도서관처럼 사람은 있지만 대화가 필요 없는 곳에 가 봐요.
- 온라인으로 먼저 문을 두드려요. 복지부가 운영하는 청년ON 누리집(mohw2030.co.kr)에서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요. 얼굴을 보지 않고 시작할 수 있어요.
어제보다 못한 날이 있어도 처음으로 돌아간 것이 아니에요.
도움받을 수 있는 공식 창구
- 청년미래센터: 보건복지부가 2024년 8월 인천, 울산, 충북, 전북 네 곳에 시범사업으로 문을 연 전담 기관이에요. 복지부 안내에 따르면 19~39세 고립·은둔 청년에게 심리 상담, 자조모임, 공동생활 프로그램, 일상 회복 활동을 제공하고, 가족에게도 소통 교육과 상담, 자조모임을 지원해요. 청년ON 누리집, 주민센터(행정복지센터), 센터 방문으로 신청해요.
- 보건복지상담센터 129: 정부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 친구도 129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어요. 다른 지역에 산다면 여기나 주민센터에 우리 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지원을 물어봐요. 지자체가 따로 운영하는 사업이 있는 곳도 있어요.
- 정신건강복지센터: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가족만 먼저 상담받는 것도 가능한지 물어볼 수 있어요.
- 고용센터(1350): 일 경험이나 취업 지원이 필요해질 때 상담해요.
가족이 할 수 있는 일
하지 않으면 좋은 것
- '언제까지 이럴 거니', '남들은 다' 같은 말. 이미 본인이 매일 자신에게 하는 말이에요.
- 인터넷을 끊거나, 방문을 떼거나, 억지로 끌어내는 것. 관계가 끊기면 다음 기회도 사라져요.
- 본인 모르게 방에 들어가 치우거나 물건을 뒤지는 것.
- 친척이나 지인 앞에서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
하면 좋은 것
- 인사와 밥은 조건 없이. '밥 먹어', '다녀올게' 같은 말을 대답이 없어도 이어 가요. 비난 없는 말이 통로를 지켜요.
- 작은 변화를 알아봐 줘요. 거실에 나온 것, 같이 밥을 먹은 것을 크게 칭찬하지 말고 담담하게 반겨요.
- 부탁을 작게 해요. '택배 좀 받아 줄래'처럼 해낼 수 있는 일을 맡겨요.
- 정보는 건네 두기만 해요. 지원 기관 안내를 문자로 보내 두고 재촉하지 않아요.
- 가족이 먼저 상담을 받아요. 당사자가 움직이지 않아도 가족이 달라지면 집 안 공기가 달라져요.
- 부모의 생활을 지켜요. 부모가 지쳐 무너지면 버틸 사람이 없어요. 부모 자조모임이 힘이 돼요.
누구의 잘못인지 찾는 일은 도움이 되지 않아요. 잘못 키워서도, 못나서도 아니에요.
이럴 땐 전문가에게
- 거의 먹지 않거나 씻지 않는 상태가 이어져요.
- 혼잣말, 이상한 믿음, 누가 감시한다는 말처럼 평소와 다른 모습이 보여요.
- 가족에게 폭력을 쓰거나 물건을 부숴요.
- '사라지고 싶다', '죽고 싶다'는 말이나 글이 있어요.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족이 먼저 상의해요.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는 당사자도 가족도 걸 수 있어요. 위급하면 112나 119를 불러요.
참고한 자료
- 보건복지부 — 청년미래센터에서 가족돌봄, 고립·은둔청년 전담지원 서비스를 시작합니다(보도자료)
- 보건복지부 — 고립·은둔 청년, 이제 국가가 돕겠습니다(보도자료)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위기의 고립·은둔 청년 '원스톱 도움 창구' 마련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 나도 고립·은둔 청년일까? 울산청년미래센터 가보니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