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 걱정에 삼켜지지 않는 법

세상의 앞날이 걱정되는 것은 병이 아니라 현실을 보고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걱정이 오늘을 삼키지 않도록 크기를 조절할 수는 있어요.
어떤 불안을 말하나요
폭염과 폭우 소식, 전쟁, 경기 침체, 집값, 일자리를 바꿔 놓는 기술, 줄어드는 인구. 뉴스를 보다 보면 '앞으로 괜찮을까', '아이를 낳아도 될까', '노후는 어떻게 되나'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어요. 딱 집어 무엇이 무섭다기보다 앞날 전체가 흐릿하게 어두워 보여요.
기후에 대한 이런 마음에는 이름도 붙어 있어요. 미국정신의학회(APA)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사람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불안을 생태 슬픔, 기후 불안(환경 불안)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해요.
알아 둘 것
병명이 아니에요. APA는 기후 불안이 기후 위기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고, 대개는 진료가 필요한 수준에 이르지 않는다고 설명해요. 걱정된다는 것만으로 내가 약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에요.
하지만 가볍게만 볼 일도 아니에요. APA는 이런 불안이 사회와 미래를 보는 눈에 영향을 주어 분노, 절망, 아무것도 못 하는 마비로 이어질 수 있고, 젊은 사람에게서 특히 그렇다고 말해요. 세계보건기구(WHO)도 기후변화가 불안 같은 마음 건강 문제에 영향을 준다고 밝히고 있어요.
걱정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 움직이게 하는 걱정: 무엇을 할지 정하면 가라앉아요.
- 맴도는 걱정: 답이 없는 질문을 되풀이하고, 할수록 더 불안해져요. '만약에'로 시작하는 생각이 대개 여기에 들어가요.
앞날에 대한 불안은 뒤쪽으로 흐르기 쉬워요. 미래는 원래 확실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에요. 확실해질 때까지 생각하려 하면 끝이 나지 않아요.
정보가 많을수록 안심되는 것이 아니에요. WHO는 텔레비전과 SNS의 뉴스를 너무 오래 따라가면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고 말해요.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것
- 뉴스에 시간을 정해요. 하루 한두 번, 정해 둔 시간에만 봐요. 자기 전에는 보지 않아요. 무서운 예측만 모아 놓은 영상과 댓글은 거리를 둬요.
- 걱정 시간을 따로 잡아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불안이 하루를 차지한다면 걱정만 하는 시간을 정해 두라고 권해요. 다른 시간에 걱정이 올라오면 '저녁 7시에 생각하자' 하고 적어 두고 넘겨요.
- 내 손이 닿는 것과 닿지 않는 것을 나눠요. 종이를 반으로 접어 한쪽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 다른 쪽에는 할 수 없는 일을 적어요. 힘은 앞쪽에만 써요.
- 작은 행동 하나를 해요. APA는 행동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해요. 분리배출, 덜 사기, 지역 모임이나 봉사, 투표처럼 내 가치에 맞는 일을 하나 골라요. 세상을 혼자 바꾸려는 것이 아니라 무력감을 줄이려는 거예요.
- 돈과 진로 걱정은 숫자로 바꿔요. '노후가 불안해'를 '이번 달에 얼마를 따로 둘 수 있나'로 바꾸면 걱정이 할 일이 돼요.
- 지금으로 돌아와요. NHS는 지금 이 순간에 주의를 두는 마음챙김과 호흡 연습이 긴장을 줄인다고 설명해요.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 들이쉬고 내쉬는 숨에 잠깐 머물러요.
- 한 걸음 떨어져 봐요. NHS는 같은 걱정을 하는 친구에게 내가 뭐라고 말해 줄지 생각해 보라고 권해요.
- 같이 걱정하는 사람과 이야기해요. 혼자 품을 때보다 가벼워져요. 다만 서로 불안만 키우는 대화가 되면 멈춰요.
-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요. 지키고 싶은 것을 걱정으로만 만나지 말고 즐거움으로도 만나요.
- 일상을 지켜요. WHO는 하루 일과, 잠, 식사, 운동을 지키는 것이 스트레스를 다루는 바탕이라고 말해요.
앞날을 걱정하는 것과 오늘을 사는 것은 같이 할 수 있어요. 오늘 잘 먹고 잘 자는 것이 문제를 외면하는 일은 아니에요.
아이나 청소년이 불안해한다면
-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하지 않아요. '그게 걱정되는구나' 하고 들어 줘요.
- 숨기지도 겁주지도 않고, 나이에 맞게 사실을 말해요.
- 어른들이 하고 있는 노력을 알려 줘요.
-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정해요.
이럴 땐 전문가에게
-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일과 공부에 집중할 수 없어요.
-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해요.
- 숨이 가쁘고 가슴이 뛰는 일이 되풀이돼요.
- 걱정이 날씨나 기후만이 아니라 생활 전반으로 퍼졌고, 몇 달째 이어져요.
- 절망감이 깊어져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럴 때는 걱정의 대상이 아니라 불안 자체를 치료할 때예요. 정신건강의학과나 정신건강복지센터(무료 상담)를 찾아요.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09(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1577-0199(24시간)로 전화해요.
참고한 자료
-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 Climate Change and Mental Health Connections
- NHS Every Mind Matters — Anxiety
- WHO — Climate change (fact sheet)
- WHO — Stress (Questions and answers)
이 글은 마인드 인사이드 편집팀이 위 기관들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정보예요.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약을 시작하거나 바꾸거나 끊는 것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