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듣기만 하셔서 혼자 떠드는 기분이에요
50분 동안 제가 45분을 말하고 나오는데, 이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상담 일곱 번째예요. 선생님은 말수가 적으신 분이에요. 제가 말을 멈추면 조용히 기다리세요. 그 침묵이 저는 너무 어색해서, 뭐라도 채우려고 자꾸 말을 이어 붙여요. 그러다 보면 정작 하려던 얘기는 못 하고 주변 얘기만 하다가 시간이 끝나요.
집에 오는 길에 '오늘도 쓸데없는 말만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선생님은 제 말을 어떻게 듣고 계셨을까, 지루하지 않으셨을까, 속으로 뭐라고 평가하셨을까 그런 생각도 따라오고요.
친구한테 말했더니 "돈 내고 혼자 얘기하다 오는 거면 나한테 해"라고 하더라고요. 농담인 건 아는데, 그 말이 며칠째 머리에 남아 있어요.
제가 궁금한 건
- 듣는 쪽에 가까운 상담 방식이 원래 있는 건가요
- 침묵이 흐를 때 다들 어떻게 하세요. 그냥 같이 조용히 있어도 되는 건가요
- "선생님 생각은 어떠세요?"라고 물어봐도 되나요
- 제가 말을 채우는 버릇 자체가 다룰 주제일까요
저는 평소에도 대화가 끊기는 걸 못 견뎌요. 엘리베이터에서도, 회식 자리에서도 침묵이 생기면 제가 나서서 뭔가 말해요. 그러고 집에 와서 지쳐요. 생각해 보니 상담실에서도 똑같이 하고 있었네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들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조용한 선생님과 잘 맞춰 가셨는지, 아니면 다른 방식의 선생님을 찾으셨는지요. 어떤 방식이 저한테 맞는지는 결국 선생님과 얘기해 봐야겠지만, 그 얘기를 꺼낼 용기를 좀 얻고 싶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