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을 끄고 그대로 잊는 사람의 두 번째 알람
알람은 정확히 울렸고, 저는 정확히 껐고, 약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아침 약을 먹기 시작한 지 넉 달 됐어요. 처음 한 달은 긴장해서 잘 챙겼는데, 익숙해지니까 오히려 빼먹는 날이 생기더라고요. 휴대폰 알람은 맞춰 놨어요. 문제는 알람이 울리는 순간 제가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머리를 말리거나, 가방을 싸거나. '이것만 하고' 하면서 끄고, 그대로 현관을 나섭니다.
지하철에서 '아 맞다' 하는 날이 일주일에 두 번쯤 됐어요.
진료 때 이 얘기를 했더니 선생님이 '알람 시간을 약 먹을 수 있는 순간에 맞춰 보세요' 하셨어요. 생각해 보니 제 알람은 '약 먹을 시간'이 아니라 '바쁜 시간'에 울리고 있었습니다.
바꾼 것
- 첫 알람: 일어나는 시간. 이때 약과 물컵을 식탁에 꺼내 놓기만 함
- 두 번째 알람: 아침 다 먹었을 즈음. 이때 먹음
- 알람을 끄려면 식탁까지 가야 하도록 휴대폰을 식탁에 둠
핵심은 첫 알람에서 '먹기'를 요구하지 않는 거예요. 꺼내 놓기만 하면 되니까 부담이 없어요. 그리고 눈앞에 나와 있으니 두 번째 알람 때는 손만 뻗으면 됩니다.
3주째인데 빼먹은 날이 한 번이에요. 그날은 늦잠을 잔 날이었고요.
제 방법이 다른 분께도 맞을지는 모르겠어요. 생활 패턴이 다 다르니까요. 빼먹었을 때 어떻게 하는지는 약마다 다르다고 해서, 저는 주치의 선생님께 제 약의 경우를 따로 여쭤보고 적어 뒀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