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고 싶은 일일수록 첫 줄을 못 써요
대충 해도 되는 일은 금방 하는데, 중요한 일 앞에서는 얼어 버려요.
다음 주까지 내야 하는 기획서가 있어요. 이번 건 제가 처음으로 맡은 큰 건이라 정말 잘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래서 2주째 빈 문서만 열었다 닫고 있습니다.
책상에 앉으면 먼저 자료를 더 찾아요. 아직 준비가 덜 된 것 같아서요. 그다음에는 목차를 짜다가 마음에 안 들어서 지우고, 다시 자료를 찾고. 그러다 보면 밤이 되고,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으니 내일 제대로 하자' 하면서 덮어요. 내일이 되면 똑같고요.
신기한 건 다른 일은 다 한다는 거예요. 메일 답장도 하고, 회의록도 쓰고, 책상 정리까지 해요. 딱 그 기획서만 못 건드려요.
시작하면 제 실력이 드러날 것 같아서 무서운 것 같아요. 안 쓴 기획서는 아직 완벽할 가능성이 있는데, 쓰기 시작하면 별로인 게 확정되니까요. 그래서 마감 직전에 몰아서 하고, '시간이 없어서 이 정도'라는 핑계를 남겨 두는 게 제 패턴이에요.
주변에서는 저를 게으르다고 생각할 텐데, 저는 하루 종일 그 일 생각만 하고 있어요. 안 하면서 계속 괴로운 거죠.
이럴 때 첫 줄을 어떻게 쓰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