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가 입에 붙어 버렸어요
누가 제 발을 밟았는데 제가 사과했어요.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요. 밟힌 건 저인데 '아, 죄송합니다'가 먼저 나갔습니다. 상대방도 좀 당황한 것 같았어요.
하루에 몇 번이나 사과하는지 한번 세어 봤더니 오전에만 열한 번이었어요.
- 질문하기 전에 '죄송한데요'
- 메일 첫 줄에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 '죄송합니다'
- 회의에서 의견 말하기 전에 '죄송한데 제 생각에는'
잘못한 게 없는데 사과부터 깔고 시작해요. 그래야 상대가 덜 불쾌할 것 같고, 저를 덜 나쁘게 볼 것 같아서요. 일종의 보험 같은 거죠.
그런데 얼마 전에 동료가 '○○ 씨는 왜 맨날 죄송해요? 뭐 잘못했어요?' 하고 웃으며 물었어요. 농담이었는데 계속 맴돌아요. 사과를 너무 자주 하니까 제 말에 무게가 없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진짜 사과해야 할 때는 뭐라고 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고쳐 보려고 하면 이번에는 '사과를 안 해서 무례해 보이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와요. 사과를 줄이는 것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런 습관을 바꿔 보신 분 계신가요? 뭐부터 하셨는지 궁금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