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똑같네요' 한마디 뒤, 3주 동안 있었던 일
환자분이 면담실 문을 닫고 나가신 뒤로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셨습니다.
외출 요청을 받았는데 그 주에는 어렵다고 말씀드렸어요. 이유를 설명했다고 생각했는데, 환자분은 '결국 선생님도 내 말 안 믿는 거네요, 똑같네요' 하고 나가셨습니다. 그 뒤 면담은 '네', '아니요', '몰라요'로 끝났고요.
처음 며칠은 저도 방어적이었어요. 규칙대로 한 건데 왜, 하는 마음이요. 수퍼비전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지도전문의 선생님이 물으셨습니다. '결정은 맞았을 수 있다. 그런데 전하는 방식은 어땠나.'
돌이켜 보니 저는 회진 준비하느라 서서, 차트를 보면서, 30초 만에 말했더라고요. 환자분께는 그 외출이 일주일 내내 기다린 일이었는데요.
제가 한 것
- 다시 찾아가 앉아서 말했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너무 급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건 제 잘못입니다.'
- 결정 자체는 바꾸지 않았고, 왜 그랬는지 천천히 다시 설명했습니다
- 어떤 조건이 되면 가능한지 같이 정했습니다
- 그날은 대답이 없으셔도 그냥 5분 앉아 있다 나왔습니다
바로 풀리진 않았어요. 3주쯤 지나서 환자분이 먼저 '그때 화낸 건 미안해요' 하셨고, 저는 '저도 서서 말한 건 미안합니다' 했습니다. 둘 다 웃었어요.
사과와 결정 번복은 다르다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결정은 지키면서 태도는 사과할 수 있더라고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