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당일에 못 가게 됐어요, 다시 가도 될까요
오늘 아침 진료를 연락도 없이 빠졌습니다. 병원에 다시 전화할 낯이 없어요.
10시 예약이었어요. 알람은 울렸는데 몸이 안 일어나졌어요. '10분만 더 누워 있다가 전화하자' 했는데 눈을 떠 보니 11시 반이었고요. 휴대폰에 병원 부재중 전화가 한 통 와 있었어요.
그걸 보고 이불을 뒤집어썼어요. 지금 오후 3시인데 아직 전화를 못 했어요.
머릿속에서 도는 생각
- 무책임한 환자라고 생각하시겠지
- 제 시간에 다른 분이 진료받을 수 있었을 텐데
- 다시 예약하면 눈치 보일 것 같다
- 차라리 병원을 옮길까
- 약이 이틀 치밖에 안 남았다
마지막 게 현실적인 문제예요. 미루면 약이 떨어져요. 그런데 전화기를 들면 손에 힘이 안 들어가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두 달 전에도 한 번 빠졌어요. 그때는 30분 전에 전화라도 했는데 이번엔 그것도 못 했어요.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아서 제가 싫어요.
병원 예약을 말없이 빠진 적 있는 분들, 그다음에 어떻게 하셨어요? 전화해서 뭐라고 말해야 하나요. 사과를 길게 해야 하나요. 다시 가면 선생님이 뭐라고 하실까요.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전화를 미루는 방법인 것 같긴 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