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도 내담자 생각이 따라올 때
저녁 먹다가 '그분 이번 주 괜찮으실까' 하는 생각에 숟가락이 멈춥니다.
상담자니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어요. 마음 쓰는 게 일이니까요. 그런데 이게 매일이 되니까 집에서도 쉬는 게 아니었습니다. 주말에 친구를 만나도 반쯤은 딴 데 가 있고, 친구 고민을 들으면서 저도 모르게 상담하듯 반응하고 있었어요. 친구가 '너 지금 일하는 표정이야' 해서 알았습니다.
요즘 하는 것
하루를 닫는 의식
- 마지막 회기 뒤 기록을 끝내고, 내일 할 일을 메모지에 적어 책상에 둡니다. 머릿속에 들고 가지 않으려고요.
- 상담실 문을 잠그면서 속으로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말합니다. 유치한데 효과 있어요.
- 집까지 일부러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걷습니다.
경계
- 업무용 번호와 개인 번호를 분리했습니다. 저녁엔 업무 폰을 서랍에 넣어요.
- 회기 사이 연락은 예약 변경만 받는다고 처음에 안내합니다. 급할 때 연락할 곳은 따로 알려 드리고요.
- 하루 회기 수 상한을 정했습니다. 그 이상은 제가 듣지를 못해요.
삶 쪽
- 상담과 전혀 관계없는 취미를 하나 뒀습니다. 저는 도자기예요. 흙은 말을 안 해서 좋습니다 ㅋㅋ
- 친구 만날 땐 조언하지 않기. 그냥 같이 욕해 주기.
그래도 유독 따라오는 분이 있습니다. 그럴 땐 그게 수퍼비전에 가져갈 신호라고 생각해요. 생각이 떠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