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분석을 받으며, 내담자 의자에 앉아 본 1년
수련 요건 때문에 시작했는데 지금은 요건과 상관없이 다닙니다.
처음 몇 달은 솔직히 '점검받는다'는 마음이었어요. 상담자답게 보이고 싶어서 정리된 말만 했습니다. 분석가 선생님이 어느 날 '여기서도 일하고 계시네요' 하셨는데, 그 말에 웃다가 눈물이 났습니다.
내담자 자리에 앉아 보니
- 첫 회기에 문 열기 전 복도에서 망설이는 마음을 알게 됐습니다. 제 내담자들이 그 문을 열고 들어온 게 얼마나 큰 일인지요.
- 상담자가 시계를 보는 게 생각보다 잘 보입니다. 그리고 꽤 신경 쓰여요.
- 제가 한 말을 다음 주에 기억해 주시면 그게 그렇게 고맙습니다.
- 침묵이 내담자 쪽에서는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 한 주 미뤄지면 생각보다 서운해요. 머리로는 이해하는데도요.
제 상담이 달라진 것
특정 내담자 앞에서 제가 유독 애쓰는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제 어린 시절의 누군가와 닮아 있었어요. 그걸 알고 나니 그분을 '구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쉬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았어요. 누군가를 돌보고 있어야 제 자리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 이 직업을 고른 이유이기도 하고, 이 직업에서 조심해야 할 점이기도 합니다.
비용 부담은 분명 있습니다. 수입이 적은 수련 시기에 특히요. 그래도 저는 이게 제 일에 쓰는 돈 중 가장 쓸모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 것이 정리가 안 된 채로 남의 것을 듣는 건 서로에게 위험하니까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