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3분 넘어갈 때 제 머릿속
침묵을 견디는 게 상담의 기본이라고 배웠는데, 아직도 속으로는 난리가 납니다.
'내가 뭘 잘못 말했나', '지루해하시나', '뭐라도 물어야 하나'. 그러다 못 참고 질문을 던지면, 내담자는 생각하던 걸 접고 제 질문에 답하세요. 흐름을 제가 끊은 겁니다.
수퍼비전에서 '침묵에도 종류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구분해 보려고 합니다.
- 생각하는 침묵: 시선이 한곳에 머물고 숨이 고릅니다. 이건 기다려요.
- 감정이 올라오는 침묵: 눈가나 입 주변이 움직입니다. 기다리되, 길어지면 '지금 뭔가 올라오는 것 같아요' 정도만.
- 막힌 침묵: 시선이 저를 살피거나 시계를 봅니다. 이건 도와드려야 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인가요?'
- 저항하는 침묵: 팔짱, 짧은 대답 뒤의 침묵. 내용보다 지금 이 자리에 대한 얘기를 꺼냅니다.
물론 이렇게 깔끔하게 나뉘지는 않습니다. 틀리게 읽을 때도 많아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여쭙니다. '지금 조용한 이 시간이 어떠세요?' 이 질문이 의외로 많은 걸 열어 줘요.
제 쪽에서 하는 일도 있습니다. 침묵 중에 제 호흡을 느리게 하고, 발바닥이 바닥에 닿은 걸 느껴요. 제가 안절부절못하면 그게 전해지더라고요.
청소년 내담자의 침묵은 또 다릅니다. 그쪽은 정말 어려워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