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하면서 메모, 어디까지 하시나요
면담 중에 적느라 환자분 얼굴을 못 본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맞는 말이에요. 놓칠까 봐 불안해서 거의 다 받아 적었거든요. 환자분이 '선생님 제 말 듣고 계세요?' 하신 적도 있습니다. 듣고 있었는데, 정수리만 보여 드렸으니 그렇게 느끼실 만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방식을 바꿔 봤습니다.
- 처음 5분은 펜을 내려놓습니다. 인사하고 오늘 상태를 듣는 동안은 적지 않아요.
- 적는 건 날짜, 숫자, 이름 같은 나중에 헷갈릴 것만.
- 그분이 쓴 인상적인 표현은 단어 하나만 적어 둡니다. 면담 끝나고 그 단어를 보면 문장이 되살아나요.
- 적어야 할 때는 '잠깐 이것만 적을게요' 하고 말합니다. 말없이 고개 숙이는 것보다 낫더라고요.
- 끝나자마자 3분 동안 기억나는 대로 채웁니다.
처음엔 불안했어요. 실제로 몇 가지는 놓쳤습니다. 그런데 놓친 건 다음 날 다시 여쭤보면 되는 것들이었고, 얼굴을 보고 있으니 예전엔 못 봤던 게 보였습니다. 말이 끊기는 지점, 눈이 다른 데로 가는 순간 같은 것들이요.
초진처럼 정보가 많은 면담은 아직 어렵습니다. 그때는 어떻게들 하시는지 궁금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