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놓았더니 제가 물멍을 하고 있네요
우렁이 보라고 놓은 어항인데 정작 제가 들여다보고 있어요.
오른쪽 가구를 뭘로 할까 한참 고민했어요. 벽난로는 아직 이르고, 기타는 제가 못 치니까 괜히 미안하고(?), 그래서 어항으로 정했습니다.
놓고 보니 우렁이랑 어항이 은근히 잘 어울려요. 둘 다 물가 친구라서 그런가. 벽지는 민트 줄무늬로 맞췄더니 방 전체가 시원한 느낌이에요. 바닥은 원목 마루 그대로 뒀고요.
요즘 제 저녁이 이래요.
1. 퇴근하고 누워서 앱을 연다
2. 체크인한다 (오늘 기분은 대체로 '그냥 그럼')
3. 우렁이 방에 들어가서 어항을 한참 본다
4. 우렁이를 한 번 누른다. "말랑말랑" 소리를 듣는다
5. 끈다
별거 없죠. 근데 3번에서 생각보다 오래 머물러요. 회사에서 종일 메신저 알림에 시달리다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숨이 좀 고르게 쉬어지는 기분이에요. 소나무 명상도 가끔 하는데, 그건 마음먹어야 하는 날이 있고 어항은 그냥 보면 되니까 문턱이 낮아요.
아쉬운 건 하나, 어항이 오른쪽 자리라 티테이블이랑 같이 못 놓는다는 거예요. 둘 다 놓고 싶었는데 ㅠㅠ 다들 오른쪽 자리엔 뭐 두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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