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은 지 반년, 효과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어요
'요즘 어떠세요?'에 반년 내내 '그냥 그래요'라고 답했어요.
나빠진 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좋아졌다고 말하기도 애매했어요. 여전히 아침은 무겁고, 주말엔 누워 있고, 가끔 괜찮은 날이 있고. 이게 약을 먹어서 이 정도인 건지, 안 먹어도 이 정도였을지 알 길이 없잖아요.
약값이랑 진료비가 매달 나가는데 '그냥 그래요'를 사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 다닐까도 생각했고요.
그러다 우렁이 체크인 기록을 쭉 넘겨 봤어요. 반년 전 기록에는 '씻지 못함', '점심 거름'이 거의 매일 있었는데 요즘 기록에는 그게 드물더라고요. 저는 완전히 잊고 있었어요.
그 화면을 들고 진료에 가서 솔직하게 말했어요. '효과가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기록을 보면 달라진 것도 있긴 해요.'
선생님과 나눈 이야기
- 제가 기대하는 '좋아짐'이 어떤 모습인지
- 달라진 것과 아직 그대로인 것을 나눠서 보기
- 그대로인 부분을 위해 뭘 해 볼 수 있을지 (약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고요)
결론이 뭐였는지는 제 사정이라 적지 않을게요. 다만 '모르겠다'고 말한 날부터 진료가 덜 형식적으로 느껴졌어요. 반년 동안 '그냥 그래요'만 한 게 아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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