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뭐라도 먹기, 일주일째
메뉴는 매일 바나나 하나입니다. 그게 전부예요.
몇 년째 아침을 안 먹었어요. 눈 뜨면 입맛이 없고, 5분이라도 더 자는 게 좋았거든요. 그러다 오전 내내 멍하고 점심에 몰아 먹고 오후에 졸리는 날이 계속됐어요. 진료 때 생활 얘기를 하다가 선생님이 '거창한 거 말고 뭐라도 하나만 넣어 보면 어때요' 하셨고,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하려고 했어요. 토스트에 계란에 과일. 이틀 하고 그만뒀습니다. 준비가 일이 되니까요.
그래서 기준을 바닥까지 내렸어요.
- 씻지 않아도 되고
- 그릇이 필요 없고
- 서서 먹을 수 있는 것
답은 바나나였어요. 식탁 위에 한 송이 올려놓고 출근 전에 신발 신기 직전에 하나 먹어요. 30초 걸려요.
일주일 해 보니
- 오전 11시에 덜 예민함 (같이 일하는 분이 먼저 알아챔)
- 점심을 덜 급하게 먹음
- 바나나가 떨어지면 불안해서 장을 보게 됨
대단한 변화는 아니에요. 기분이 확 좋아졌다거나 그런 것도 없어요. 다만 하루가 뭔가를 먹은 채로 시작된다는 게, 빈속으로 시작하는 것보다는 조금 덜 휘청거리는 느낌이에요.
다음 주에는 요구르트를 추가해 볼까 하다가, 아직은 바나나만 하기로 했어요. 욕심내면 또 접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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