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가 선물을 가져오셨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종결 회기에 내담자분이 손수 뜬 목도리를 건네셨습니다.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 자리에서 머리가 하얘졌어요. 교과서적으로는 '선물의 의미를 탐색한다'인데, 석 달 동안 겨우 마음을 여신 분이 떨리는 손으로 내미시는 걸 앞에 두고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라고 물을 수가 없더라고요.
결국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걸 뜨시는 동안 어떤 마음이셨는지 듣고 싶어요'라고 여쭸어요. 그분은 '누군가에게 뭘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 게 정말 오랜만이었다'고 하셨고, 그게 그날 회기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됐습니다.
수퍼비전에 가져갔더니 선생님께서 기준을 몇 가지 정리해 주셨습니다.
제가 정리한 기준
- 값이 크지 않고 마음을 담은 것(직접 만든 것, 편지, 음료 한 잔)은 받되 의미를 함께 이야기한다
- 값이 나가는 것, 현금·상품권은 정중히 사양한다. 사양할 때 마음은 받는다는 걸 분명히 말한다
- 거절이 그분께 어떤 경험이 될지를 먼저 생각한다. 거절당하는 것이 주된 상처인 분께는 특히
- 반복해서 가져오신다면 그 패턴 자체를 상담에서 다룬다
- 소속 기관에 규정이 있으면 그걸 따르고, 처음 구조화 때 안내해 둔다
- 받았든 사양했든 기록하고 수퍼비전에서 말한다
마지막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혼자만 아는 일이 되면 그때부터 위험해진다고요.
목도리는 상담실 서랍에 넣어 두었습니다. 집에 가져가는 건 왠지 아닌 것 같아서요.
선생님들은 어떤 기준을 갖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