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과 협진, '정신과에서 알아서 해 주세요' 사이에서
자문조정 파트를 돌면서 정신과 의사가 병원 안에서 어떤 자리인지 처음 실감하고 있습니다.
의뢰지에 '환자가 불안해함. 평가 바랍니다' 한 줄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라가 보면 불안의 이유가 너무 분명해요. 수술 설명을 제대로 못 들으셨거나, 통증 조절이 안 되고 있거나, 밤새 잠을 못 주무셨거나.
처음엔 답신에 약 이름만 적고 내려왔는데, 선배가 그건 협진이 아니라 처방 대행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뒤로 바꾼 것들입니다.
요즘 하는 방식
- 답신 쓰기 전에 의뢰한 선생님이나 담당 간호사와 2분이라도 직접 통화한다. 진짜 궁금한 게 뭔지 묻는다
- 약 추천 전에 섬망 가능성, 통증, 수면, 지금 들어가는 약부터 본다
- 답신 첫 줄에 결론과 지금 해 주실 일을 쓴다. 긴 정신과적 서술은 아래로
- 환자분께는 '정신과에서 왔다'는 말에 놀라지 않으시도록 왜 왔는지 먼저 설명한다
- 다음 날 한 번 더 가 본다
다섯 번째가 관계를 바꾸더라고요. 병동 간호사 선생님들이 '정신과는 다시 와 보는 과'라고 기억해 주십니다.
아직 어려운 건, 타과에서 기대하는 것과 제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격입니다. 환자가 치료를 거부할 때 '설득해 달라'고 부르시면, 제가 할 일은 설득이 아니라 그분이 왜 그러시는지 듣는 건데, 그걸 설명드리기가 쉽지 않아요.
자문 돌 때 도움 됐던 요령 있으면 나눠 주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