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 의존하는 거 아니야?” 라는 말을 들었을 때
걱정해서 한 말인 건 아는데, 그날 밤 약봉투를 한참 쳐다봤어요.
오래된 친구랑 밥을 먹다가 약 먹는다는 얘기를 했어요. 친구가 잠깐 멈추더니 '근데 그거 계속 먹어도 돼? 의존하게 되는 거 아니야? 운동하고 햇빛 쬐면 좀 낫지 않을까' 하더라고요.
나쁜 뜻이 아닌 걸 알아요. 그런데도 집에 와서 마음이 가라앉았어요. 내가 의지가 약해서 약을 먹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그날 저녁 약을 먹을 때 손이 좀 머뭇거렸어요.
다음 진료에서 그 얘기를 꺼냈어요. '저 약에 의존하게 되는 건가요?' 선생님은 제가 먹는 약이 어떤 약인지, 왜 일정 기간 꾸준히 먹는지, 나중에 줄일 때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어요. 약마다 성격이 달라서 한마디로 뭉뚱그릴 수 없다고도 하셨고요. 그리고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안경 쓰는 사람한테 안경에 의존한다고는 잘 안 하잖아요.'
그 뒤로 준비해 둔 대답
- '걱정해 줘서 고마워. 선생님이랑 상의하면서 먹고 있어.'
- '운동도 하고 있어. 약이랑 같이 하는 거야.'
- 더 설명하고 싶지 않을 땐 '응, 잘 챙기고 있어' 하고 화제 돌리기.
모든 사람을 이해시킬 필요는 없다는 걸 조금씩 배우는 중이에요. 친구한테는 나중에 '그 말 듣고 좀 속상했어'라고 말했고, 친구가 미안하다고 했어요. 그걸로 됐어요.
비슷한 말 들으신 분들, 어떻게 넘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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