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담자의 주치의 선생님께 처음 연락드려 본 이야기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편지를 썼습니다.
상담 중인 내담자분이 병원 진료도 같이 받고 계세요. 최근 몇 주 사이 회기에서 보이는 모습이 많이 달라져서, 주치의 선생님이 아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연락하려니 겁이 났어요. 바쁘신데 귀찮아하시지 않을까, 상담사가 뭘 안다고 이런 걸 보내나 하실까 봐요.
수퍼바이저 선생님께 여쭤보니 '같은 사람을 돕는 동료에게 정보를 전하는 일'이라고, 주눅 들 일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제가 한 순서
- 먼저 내담자분께 설명하고 동의받기. 무엇을, 왜, 어디까지 전할지 함께 정했습니다. 내담자분이 편지를 미리 읽어 보셨어요.
- 편지는 한 장. 상담 기간과 빈도, 최근 관찰한 변화(제 해석이 아니라 본 것 위주), 상담에서 다루는 방향, 여쭙고 싶은 점 하나.
- 진단이나 약에 대한 의견은 쓰지 않았습니다. 제 영역이 아니니까요.
- 내담자분이 진료 때 직접 가져가시도록 했어요.
결과
다음 진료에서 선생님이 편지를 꼼꼼히 읽으시고, 진료 계획에 참고하겠다는 짧은 회신을 내담자분 편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한 장이 얼마나 반갑던지요. 내담자분도 '두 분이 저를 같이 보고 계신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셨어요.
모든 경우가 이렇지는 않겠지만, 겁내던 것보다 문턱이 낮았습니다. 의사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상담사에게 어떤 정보를 받으면 도움이 되시는지도 궁금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