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축어록 풀다가 내 목소리에 놀랐어요
50분짜리 녹음을 푸는 데 여덟 시간이 걸렸고, 그중 절반은 민망해서 멈춘 시간이에요.
상담 실습 수업에서 동기와 모의 상담을 하고 축어록을 내는 과제가 있었어요. 할 때는 나름 잘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녹음을 틀자마자 이어폰을 뺐어요 ㅋㅋ
들으면서 발견한 내 버릇
- '네네네'를 너무 많이 해요. 세 번씩.
- 상대가 말을 고르는 침묵을 2초도 못 기다리고 질문을 던져요.
- 공감한다고 한 말이 사실은 요약이었어요. 감정이 아니라 내용만 되돌려 주고 있더라고요.
- 상대가 힘든 얘기를 꺼낸 순간에 '그래도 잘하고 계시잖아요'로 덮어 버렸어요.
마지막 게 제일 아팠어요. 위로한다고 한 말인데, 글로 옮겨 놓고 보니 상대의 말이 거기서 뚝 끊겼더라고요.
교수님 피드백은 생각보다 따뜻했어요. 처음에는 누구나 침묵이 무섭다고, 자기 버릇을 글로 보는 게 축어록을 쓰는 이유라고 하셨어요.
다음 실습 때 해 보려는 것
- 침묵이 오면 속으로 다섯까지 세기
- 요약하기 전에 '그때 어떤 마음이었는지'를 먼저 묻기
- 서둘러 달래는 말이 나오려 하면 한 박자 쉬기
축어록 푸는 요령도 하나 얻었어요. 재생 속도를 조금 늦추고, 10분 단위로 끊어서 쉬어 가며 하니까 덜 지쳤어요. 다들 첫 축어록 어떠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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