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3분, 메모 한 장 들고 가니 달라졌어요
진료실만 들어가면 머리가 하얘져서 '괜찮아요'만 하고 나오던 사람입니다.
대기실에서는 할 말이 열 가지쯤 있었는데, 막상 선생님이 '어떻게 지내셨어요?' 하면 '그냥 그랬어요'가 튀어나와요. 그러고 약국에서 약 받다가 '아 그거 물어볼걸' 하고 후회하고요. 약 먹고 손이 좀 떨리는 것 같다는 얘기를 석 달 동안 못 했어요.
그래서 휴대폰 메모장에 진료용 메모를 만들었어요. 거창한 건 아니고 딱 네 줄이에요.
제 메모 양식
- 잠: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깼는지, 중간에 깼는지
- 기분: 지난 진료 뒤로 제일 힘들었던 날과 그나마 괜찮았던 날
- 몸: 약 먹고 불편했던 것(언제, 얼마나)
- 질문: 꼭 물어볼 것 한두 개
처음에는 메모를 보면서 말하는 게 민망했는데, 선생님이 오히려 반가워하셨어요. 짧은 진료 시간에 필요한 얘기를 바로 할 수 있으니까요. 손 떨림 얘기도 그날 했고, 선생님이 약을 살펴보고 조정해 주셨어요.
요즘은 불편한 게 생기면 그날 바로 메모에 날짜랑 같이 적어 둬요. 2주 뒤에는 '언제부터였더라'가 기억이 안 나거든요.
말로 하기 어려운 날은 그냥 메모를 보여 드리기도 해요. 그것도 괜찮대요. 진료실에서 말문 막히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