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진 줄 알고 혼자 끊었다가
부끄럽지만, 저처럼 하지 않으셨으면 해서 써요.
약을 먹은 지 넉 달쯤 됐을 때 컨디션이 꽤 좋았어요. 일도 다시 손에 잡히고 웃는 날도 생기니까 '이제 다 나은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마침 병원 예약 날 일이 겹쳐서 한 번 미뤘고, 약이 떨어졌고, 그대로 안 갔어요.
처음 며칠은 아무렇지 않았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고, 별일 아닌데 짜증이 치밀고, 잠도 뒤숭숭했어요. 그러고 몇 주 뒤에는 예전의 그 무거운 느낌이 슬금슬금 돌아왔어요. 아침에 이불 밖으로 나오는 게 다시 일이 됐어요.
제일 힘들었던 건 몸보다 '내가 다 망쳤다'는 생각이었어요. 병원에 다시 가면 혼날 것 같아서 또 한 달을 미뤘어요.
결국 갔어요. 선생님은 혼내지 않으셨어요. 좋아졌다고 느낄 때 그만두고 싶어지는 건 흔한 일이라고, 다만 줄이거나 그만둘 때는 같이 계획을 세워서 천천히 하자고 하셨어요. 좋아진 뒤에도 한동안 유지하는 이유도 그때 처음 제대로 들었어요.
지금은 다시 먹고 있고, 예전만큼 올라오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요. 언젠가 줄이게 되더라도 이번에는 진료실에서 정하려고요. 혹시 지금 병원 가기 민망해서 미루고 계신 분 있으면,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받아 주신다는 말만 전하고 싶어요.
※ 게시판이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드리려고 운영팀이 만든 예시 글이에요. 실제 회원의 내용이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