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요즘 좀 괜찮아요'가 나왔어요
진료실에서 제 입으로 그 말을 하고 저도 놀랐습니다.
약을 시작한 지 두 달 됐어요. 처음 몇 주는 솔직히 '이게 듣는 건가' 싶었어요. 속은 좀 불편하고, 기분은 그대로고. 선생님이 효과가 느껴지기까지 몇 주는 걸릴 수 있다고 미리 말씀해 주셨는데도 조급했어요.
한 달째쯤 진료에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기분 말고 생활을 물어보셨어요. 잠은 어떤지, 밥은 먹는지, 씻는 건 어떤지. 대답하다 보니 설거지를 안 쌓아 두게 됐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그리고 지난주 진료. '어떻게 지내셨어요?'에 저도 모르게 '요즘 좀 괜찮아요'가 나왔습니다. 말하고 나서 '어, 진짜네' 했어요.
달라진 것 (아주 작은 것들)
- 알람 듣고 일어나서 바로 눕지 않음
- 퇴근길에 노래를 다시 듣기 시작함
- 친구 메시지에 당일에 답장함
- 나쁜 날이 와도 이틀쯤이면 지나감
안 달라진 것도 있어요. 여전히 일요일 밤은 무겁고, 사람 많은 곳은 피곤해요. 다 나은 게 아니라 바닥이 조금 올라온 느낌이에요.
선생님은 괜찮아졌다고 바로 줄이는 게 아니라 한동안은 유지하는 게 보통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계속 먹으면서 지켜보는 중입니다. 약만의 힘인지 상담이나 시간 덕인지는 저도 몰라요. 그냥 오늘 기록해 두고 싶었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