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학회 구두 발표, 질문에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어요
12분 발표를 위해 한 달을 준비했는데, 기억에 남는 건 질의응답 3분입니다.
석사 3학기에 처음으로 구두 발표를 했어요. 발표 자체는 외운 대로 흘러갔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앞줄에 앉으신 교수님 한 분이 손을 드시고, 제 연구 설계의 약점을 정확히 짚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머리가 하얘졌어요. 5초쯤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그러다 나온 말이 이거였어요.
'그 부분은 제가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습니다. 말씀하신 점을 한계로 논문에 적고, 후속 분석에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려와서 망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쉬는 시간에 그 교수님이 오셔서 '모르는 걸 아는 척 안 해서 좋았다'고 하시고 참고할 논문까지 알려 주셨습니다. 지도교수님도 '질문받았다는 건 누가 네 발표를 들었다는 거다' 하셨고요.
준비하면서 도움 됐던 것
- 슬라이드 한 장에 주장 하나. 글자를 줄이고 그림을 키우기
- 소리 내서 시간 재고 연습. 눈으로만 읽으면 실제보다 훨씬 짧게 느껴집니다
- 연구실에서 리허설 한 번. 선배들이 예상 질문을 던져 줬어요
- 예상 질문 다섯 개와 답을 미리 써 두기. 실제로 두 개가 나왔습니다
- 뒤쪽에 보충 슬라이드 몇 장 숨겨 두기
다음에는 이렇게
- 질문을 받으면 한 번 되풀이해서 말하기. 생각할 시간이 생깁니다
- 질문을 받아 적을 펜과 종이 들고 올라가기
- 발표 전에 물 한 모금. 목이 완전히 말라 있었어요
아직도 그 5초를 생각하면 귀가 빨개지지만, 다음엔 조금 덜 떨 것 같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