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쉬고 상담실로 다시 돌아온 이유
쉬는 동안 다른 일을 알아봤었습니다. 진지하게요.
휴직 두 달째에 채용 사이트를 뒤졌어요. 사람 얘기를 안 들어도 되는 일을 찾았습니다. 이력서도 한 군데 냈고요. 이 일을 다시 할 자신이 없었어요.
돌아오기로 한 건 거창한 깨달음 때문이 아닙니다. 어느 날 카페에서 옆자리 두 사람이 이야기하는 걸 듣다가, 한 사람이 '그래서 넌 그때 어땠는데?' 하고 묻는 걸 들었어요. 그 질문이 좋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아, 나 이거 여전히 좋아하는구나 싶었어요.
싫어진 건 듣는 일이 아니라 그렇게 일하던 방식이었던 겁니다.
돌아오면서 바꾼 것
- 주당 사례 수 상한을 정했습니다. 예전의 3분의 2. 수입은 줄었어요
- 하루 연속 회기는 세 개까지
- 저녁 8시 이후 예약은 받지 않습니다
- 격주로 교육분석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 한 달에 한 번 수퍼비전에서 사례가 아니라 제 상태를 점검합니다
- 수입이 준 만큼 지출을 줄였어요. 상담실을 조금 작은 곳으로 옮겼습니다
돌아와서 달라진 것
- 내담자분이 '쉬고 싶은데 쉬면 안 될 것 같아요' 하실 때, 그 말이 예전과 다르게 들립니다
- 제가 완벽한 상태가 아니어도 상담은 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였어요
- 여전히 지치는 날이 있습니다. 다만 신호를 더 일찍 알아챕니다
다 좋아졌다고 쓰고 싶진 않아요. 수입은 빠듯하고, 가끔은 그 이력서를 낸 회사에 붙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월요일 아침이 예전만큼 무겁지 않습니다. 그 정도면 됐다고 생각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