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인테리어, 예쁜 것보다 중요했던 것들
조명과 소파에 돈을 쓰고, 정작 방음은 놓쳤습니다.
첫 상담실을 꾸밀 때 사진으로 본 예쁜 상담실들을 따라 했어요. 원목 가구, 간접 조명, 화분. 문을 열고 첫 주에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내담자분이 '안에서 말소리가 조금 들려요' 하셨을 때 얼굴이 하얘졌습니다.
그 뒤 2년 동안 하나씩 고치며 알게 된 것들입니다.
정말 중요했던 것
- 방음. 문틈, 문 아래, 벽. 문에 틈막이를 붙이고 대기실에 백색소음기를 뒀어요. 인테리어 예산의 첫 줄이어야 했습니다
- 동선. 나가는 내담자와 기다리는 내담자가 마주치지 않게 예약 간격을 15분으로
- 의자. 푹 꺼지는 소파는 예쁘지만 50분 앉으면 허리가 아픕니다. 내담자 의자와 제 의자 높이를 같게 맞췄어요
- 시계 두 개. 서로의 등 뒤에 하나씩. 고개를 돌리지 않고 시간을 볼 수 있게
- 휴지. 손 뻗으면 닿는 곳에, 그러나 정면이 아닌 옆에. 정면에 두면 '울라는 건가' 싶다는 말을 들었어요
- 문과 의자의 위치. 내담자가 문을 등지지 않게
없어도 됐던 것
- 책장 가득한 전공 서적. 위압감을 준다는 얘기를 듣고 반은 뺐습니다
- 제 가족사진, 종교 물품 같은 개인적인 물건
- 향이 강한 디퓨저. 향에 민감하신 분이 생각보다 많아요
의외로 좋았던 것
- 무릎 담요 한 장
- 창밖이 보이는 자리. 말이 막힐 때 눈 둘 곳이 필요합니다
- 조명 밝기 조절
예쁜 방보다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방이 먼저였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