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받은 항의 전화, 그날 수화기를 든 손이 떨렸어요
'선생님 때문에 우리 애가 더 이상해졌어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기관에서 청소년 상담을 맡은 지 반년쯤 됐을 때였어요. 내담자의 어머니가 센터로 전화를 하셨고, 제가 받았습니다. 아이가 상담을 다녀온 뒤로 집에서 말대답을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머릿속이 하얘져서 처음엔 변명부터 나왔습니다. 그건 아이가 자기 표현을 하기 시작한 거라고, 좋은 변화일 수 있다고요.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화가 난 분께 설명부터 한 건 실수였어요. 목소리가 더 커지셨습니다.
전화를 끊고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내가 정말 뭘 망친 걸까, 이 일이 나한테 안 맞는 걸까.
센터장님께 보고드렸더니 혼내지 않으시고 순서를 알려 주셨어요.
그날 배운 순서
- 먼저 끝까지 듣는다. 중간에 끼어들지 않는다
- 걱정하시는 마음을 그대로 받아 말한다. '아이가 달라져서 많이 놀라셨겠어요'
- 그 자리에서 판단이나 약속을 하지 않는다. '확인하고 다시 연락드리겠다'
- 혼자 대응하지 않고 기관에 바로 알린다
- 통화 내용을 날짜와 함께 기록한다
- 아이와 한 이야기의 비밀은 지킨다. 보호자께 설명할 수 있는 범위는 수퍼바이저와 정한다
며칠 뒤 센터장님과 함께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들어 보니 어머니도 많이 지쳐 계셨어요. 항의라기보다 '나도 좀 봐 달라'에 가까웠습니다.
지금도 항의 전화는 무섭습니다. 다만 혼자 받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나서는 손이 덜 떨려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