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회의에 처음 따라가 봤습니다
병원 밖에서는 제가 아는 게 정말 일부였습니다.
지역사회 정신의학 파견 중에 교수님을 따라 센터 사례회의에 참석했어요. 사례관리 선생님들, 사회복지사, 간호사, 주민센터 담당자까지 한 테이블에 앉아 계셨습니다. 저는 구석에서 듣기만 했는데 두 시간이 금방 갔어요.
병원에서 저는 '약을 잘 드시는지, 증상이 어떤지'를 봅니다. 그런데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는 이런 것들이었어요.
- 집에 보일러가 고장 나서 겨울 내내 외출을 안 하심
- 병원 가는 버스가 하루 네 번인데 예약 시간과 안 맞음
- 통장 관리를 형제가 하고 있어서 약값 낼 때마다 눈치를 보심
- 이웃과 다툼이 있어 집 밖 나가기를 꺼리심
외래에 '자주 안 오시는 분'으로만 적혀 있던 분의 사정이 버스 시간표였을 수 있다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차트에 '순응도 불량'이라고 쓴 적이 있거든요.
배운 것
- 사례관리 선생님들은 환자분 집 안을 아신다. 제가 20분 면담으로 알 수 없는 것들
- 병원에서 보내는 정보는 짧고 쉬워야 한다. '무엇을 걱정하는지, 어떤 변화가 보이면 연락 달라'
- 의사가 회의에서 말을 많이 하면 다른 분들이 조용해진다. 교수님은 거의 듣기만 하셨어요
돌아오는 차에서 교수님이 '퇴원 계획 세울 때 버스 시간부터 물어봐라' 하셨습니다.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심이셨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