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난로 앞 티타임은 못 해서, 어항이냐 벽난로냐 고민
오른쪽 자리는 하나인데 놓고 싶은 건 다섯 개라, 일주일째 가구를 넣었다 뺐다 하고 있어요.
오른쪽 가구가 티테이블, 기타, 어항, 벽난로, 천체망원경이잖아요. 저는 이 중에 기타 빼고 넷을 모았어요. 그런데 한 번에 하나만 놓을 수 있으니, 매일 저녁 체크인하고 나서 '오늘은 누구 차례인가'를 정하는 게 일과가 됐습니다.
요일별로 돌려 본 결과
- 티테이블: 벚꽃 벽지랑 제일 잘 맞음. 봄 소풍 느낌. 대신 겨울엔 추워 보임.
- 어항: 어떤 벽지에도 무난. 보고 있으면 멍해짐. 민트 줄무늬랑 놓으면 수족관.
- 벽난로: 크림 벽지에 원목 마루랑 놓으면 산장. 털모자 필수.
- 천체망원경: 밤하늘 벽지 전용. 다른 벽지에선 좀 뜬금없음.
결론은 '기분 따라 바꾼다'예요. 허무하죠ㅋㅋ
근데 이게 생각보다 쓸모가 있어요. 저는 제 기분을 잘 몰라요. 상담 선생님이 '오늘 기분이 어때요' 물으면 '그냥요'밖에 안 나와요. 그런데 '오늘은 벽난로가 끌린다'는 건 금방 알겠더라고요. 벽난로가 끌리는 날은 대체로 지치고 웅크리고 싶은 날이고, 티테이블이 끌리는 날은 누구랑 얘기하고 싶은 날이에요.
지난 상담 때 이 얘기를 했더니 선생님이 웃으시면서, 그것도 훌륭한 기분 기록이라고 하셨어요.
오늘은 어항이에요.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은 날이라는 뜻입니다. 우렁이는 선글라스 끼고 어항 옆에 있어요. 물멍하는데 선글라스는 왜 꼈는지 모르겠지만 귀여우니 넘어가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