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야간 알바가 본 새벽 세 시의 사람들
새벽에 계산대에 서 있으면 다들 조금씩 지쳐 있다는 걸 알게 돼요.
주 4일 야간으로 편의점에서 일해요. 밤 열 시부터 아침 여섯 시까지. 처음엔 무섭고 졸리기만 했는데 반년쯤 되니까 새벽 손님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새벽 세 시의 단골들
- 매일 같은 시간에 바나나우유 하나 사 가는 대리운전 기사님. 꼭 '수고해요' 하고 나가심
- 시험 기간에만 나타나는 학생. 에너지 음료 두 캔에 젤리 하나. 눈이 반쯤 감겨 있음
- 컵라면 물 받아 놓고 창가에서 멍하니 밖을 보는 분. 다 불어도 그냥 드심
- 아기 기저귀 급하게 사러 온 잠옷 차림 아빠. 사이즈를 전화로 세 번 확인함
- 아무것도 안 사고 한 바퀴 돌다 나가는 분. 그냥 밝은 데가 필요했나 싶음
저도 사실 밤에 일하는 걸 고른 이유가 낮에 사람 많은 게 버거워서였어요. 그런데 새벽에 오는 사람들은 서로 말을 많이 안 해도 되고, 다들 뭔가 사정이 있어 보여서 오히려 편해요.
어제는 창가에 앉아 있던 분이 나가면서 '여기 불 켜져 있어서 다행이에요' 하셨어요. 무슨 뜻인지 다는 모르겠지만 저도 누군가한테 불 켜진 곳이 될 수 있구나 싶어서 아침까지 기분이 좀 괜찮았어요.
새벽에 깨어 있는 분들, 그 시간에 뭐 하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