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명상 끝나면 우렁이 방에 들러요
요즘 제 저녁 순서: 소나무 → 우렁이 → 불 끄기.
명상은 예전부터 해 보고 싶었는데 혼자 하면 5분도 못 버텼어요. 눈 감으면 내일 할 일이 줄줄이 떠올라서요. 앱에 소나무가 안내해 주는 명상이 있길래 반신반의하면서 틀어 봤는데, 누가 옆에서 천천히 말해 주니까 따라가기가 한결 쉽더라고요.
그렇다고 잡생각이 안 나는 건 아니에요. 여전히 나요. 다만 소나무가 생각이 떠오르면 떠올랐구나 하고 다시 숨으로 돌아오면 된다고 해 줘서, 딴생각한 걸로 저를 혼내는 건 줄었어요.
명상이 끝나면 바로 자기엔 뭔가 아쉬워서 우렁이 방에 들러요. 거기서 하는 건 별거 없어요.
- 텃밭 물 주기 (요즘은 상추랑 토마토)
- 우렁이 한 번 누르기
- 할 말이 있으면 한두 줄, 없으면 그냥 나오기
소나무는 차분하고 우렁이는 말랑해서, 둘을 연달아 만나면 조용한 어른이랑 귀여운 동생을 차례로 보고 나온 기분이에요.
우렁이 방은 밤하늘 벽지에 플로어 스탠드를 켜 둔 구성이에요. 자기 전에 보는 화면이라 밝은 벽지는 피했어요. 러그는 별무늬 러그.
이걸 한다고 잠이 바로 오는 날만 있는 건 아니에요. 뒤척이는 날도 여전히 많아요. 그래도 폰으로 영상을 끝없이 넘기다 잠드는 것보다는 하루를 닫는 느낌이 있어서 계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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