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인테리어도 자랑해도 되나요
민트 줄무늬 벽지에 체크 타일을 깔았더니 눈이 어지러워요.
다들 예쁜 방만 올리시길래 저는 망한 방을 올려 봅니다 ㅋㅋ
줄무늬도 좋고 체크도 좋으니까 둘을 합치면 두 배로 좋겠지, 라는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결과는 무늬와 무늬의 싸움입니다. 거기에 별무늬 러그까지 깔았어요. 줄, 체크, 별. 세 가지 무늬가 한 화면에 있어요.
가구도 욕심을 냈어요. 왼쪽엔 피아노, 오른쪽엔 벽난로, 벽에는 네온 사인. 각각은 다 마음에 드는 것들인데 모아 놓으니까 무슨 방인지 모르겠어요. 음악실인지 산장인지 가게인지.
그 한가운데에 우렁이가 선글라스를 쓰고 황금 왕관을 쓰고 앉아 있습니다. 방 사진을 친구한테 보여 줬더니 한참 웃다가 "네 책상이랑 똑같다"고 했어요. 반박을 못 했어요.
근데 있잖아요, 바꾸려다가 그냥 며칠 두기로 했어요. 저는 뭘 하든 '제대로' 안 되면 바로 지우고 다시 하는 편이거든요. 보고서도 그렇고 그림도 그렇고. 마음에 안 드는 걸 그대로 두는 게 잘 안 돼요.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망한 채로 둬 보는 중이에요. 사흘째인데 신기하게 정이 들고 있어요. 어지러운 방도 내 방이니까요.
여러분의 실패작도 보고 싶어요. 망한 방 자랑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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