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렁이, 오늘부로 왕입니다
황금 왕관 샀어요. 씌웠어요. 왕이에요.
옷장 맨 처음 열어 봤을 때부터 황금 왕관은 '언젠가'의 물건이었어요. 다른 모자들보다 눈에 띄잖아요. 그래서 텃밭 열심히 돌리고 체크인도 안 빼먹으려고 애써서 오늘 드디어 장만했습니다.
씌우자마자 눌러 봤더니 "간지러워~" 하네요. 왕의 첫 마디가 간지러워라니 ㅋㅋㅋ 위엄이 없어요.
왕관에 맞춰서 영웅 망토도 둘러 줬어요. 왕관 + 망토 조합은 살짝 과한데, 과한 게 맛이죠. 방은 일부러 수수하게 뒀어요. 크림 벽지에 원목 마루, 가구도 몬스테라 화분 하나. 주인공이 화려하니까 배경은 조용해야 한다는 저만의 원칙입니다.
사실 오늘 회사에서 좀 초라한 기분이 드는 일이 있었어요. 회의에서 제 의견이 그냥 지나가 버렸거든요. 자세히 쓰긴 그렇고, 집에 오는 내내 '나는 왜 이렇게 존재감이 없나' 하는 생각이 맴돌았어요. 그러다 앱을 열었는데 코인이 딱 모여 있길래 홧김에(?) 왕관을 질렀습니다.
왕관 쓴 우렁이를 보니까 좀 웃음이 났어요. 내 기분이 바뀐 건 아닌데, 웃을 일이 하나 생긴 거죠. 오늘은 그걸로 됐다고 치려고요. 다들 우렁이 최애 아이템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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