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하고 나서도 문득 그분이 생각납니다
잘 끝난 상담인데도 마음 한쪽이 허전한 게 이상한 건가요.
1년 반을 만난 내담자분과 지난달에 종결했습니다. 계획된 종결이었고, 마지막 몇 회기에 걸쳐 그동안을 같이 돌아봤고, 웃으면서 인사했어요. 교과서적으로는 좋은 종결입니다.
그런데 그분이 오시던 목요일 네 시가 되면 아직도 시계를 봅니다. 취업 면접은 잘 보셨을까, 어머니와는 어떻게 지내실까. 물어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요.
상담자는 이야기의 중간에 들어갔다가 결말을 모른 채 나오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게 이런 거구나 싶습니다.
동료들과 얘기하며 정리한 것
- 종결 뒤의 허전함은 그 관계가 진짜였다는 표시다.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다
- 다만 그 마음으로 먼저 연락하지는 않는다. 그건 내 필요지 그분의 필요가 아니니까
- 종결할 때 '필요하면 언제든 다시 오실 수 있다'는 문은 열어 둔다
- 나만의 작은 마무리를 한다. 저는 마지막 기록 끝에 그분께 하고 싶은 말을 한 줄 적고 파일을 닫는다
- 빈 시간에 바로 새 사례를 넣지 않고 한두 주 비워 둔다
더 어려운 건 좋지 않게 끝난 종결들입니다. 연락 없이 안 오신 분, 화가 나서 그만두신 분. 그분들은 훨씬 오래 남아요. 제가 뭘 놓쳤나를 계속 되감게 됩니다.
선배 상담자 한 분은 '우리는 씨를 뿌리는 사람이지 수확을 보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위로가 되면서도 조금 쓸쓸한 말이에요.
선생님들은 종결 뒤의 마음을 어떻게 돌보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