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검사 해석 상담, 숫자를 사람 말로 옮기는 일
해석 상담 날, 내담자분이 결과지를 보자마자 '저 이상한 거죠?' 하셨습니다.
그래프의 높이 솟은 선 하나에 눈이 꽂히신 거예요. 그 순간 제가 준비해 간 설명은 하나도 안 들어갈 거라는 걸 알았습니다.
검사 해석 상담을 여러 해 하면서 고친 습관들을 적어 봅니다.
예전에 하던 방식 (반성)
- 척도를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설명했다
- 전문 용어를 그대로 썼다
- '높게 나오셨네요'로 시작했다
- 제가 80% 말했다
지금 하는 방식
- 결과지를 펴기 전에 '검사하시면서 어떠셨어요?', '어떤 게 제일 궁금하세요?'부터 묻는다
- 궁금해하시는 것에서 출발해서 필요한 부분만 본다. 전부 설명하지 않는다
- 숫자를 일상의 말로 옮긴다. '이 점수는 요즘 많이 지쳐 계시다는 뜻으로 읽혀요. 실제로는 어떠세요?'
- 검사는 그날의 사진이지 그 사람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꼭 말한다
- 결과와 본인 느낌이 다르면 본인 느낌 쪽을 더 궁금해한다
- 강점으로 읽히는 부분을 빠뜨리지 않는다
- 마지막에 '오늘 들으신 것 중에 뭐가 남으세요?'를 묻는다. 엉뚱하게 기억하고 가시는 일이 많다
조심하는 건 낙인입니다. 검사 결과 한 줄이 그분의 자기소개가 되어 버리는 걸 여러 번 봤어요. '저는 원래 이런 사람이래요' 하고요. 그래서 진단처럼 들리는 표현은 피하고, 진단이 필요해 보이면 병원 진료를 권해 드립니다.
결과지를 드릴지 말지도 고민이에요. 저는 쉬운 말로 다시 쓴 한 장짜리 요약을 드리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