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없이 안 오신 내담자, 그 50분을 어떻게 보내세요
빈 의자를 보면서 차를 두 잔째 마셨습니다.
8회기까지 잘 오시던 분이 지난주에 연락 없이 안 오셨어요. 이번 주도요. 문자를 한 번 드렸는데 답이 없습니다.
그 50분 동안 제 머릿속이 참 바빴어요. 지난 회기에 내가 뭘 잘못 말했나, 너무 빨리 들어갔나, 무슨 일이 생기신 건 아닌가. 걱정과 자책과 솔직히 약간의 서운함까지 한꺼번에 오더라고요. 서운하다는 걸 인정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제가 정해 둔 절차
- 당일 예약 시간 10분 뒤에 짧은 안부 문자 한 번
- 일주일 뒤 '언제든 다시 오셔도 된다'는 내용으로 한 번 더
- 그 뒤로는 연락하지 않고 기록에 경과를 적어 둠
- 위기 가능성이 있던 분이라면 첫 회기에 동의받은 비상 연락 절차를 따르기
- 노쇼 상담료 규정은 첫 회기에 서면으로 안내. 나중에 말하면 벌처럼 느껴집니다
마음 쪽에서 하는 것
빈 시간에 지난 회기 기록을 다시 읽되, 잘못 찾기가 아니라 '이분께 여기 오는 일이 어떤 의미였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수퍼비전에 가져가요. 혼자 생각하면 늘 제 탓으로 끝나거든요.
인사 없이 끝난 상담은 저한테도 마무리가 안 된 채로 남습니다. 종결 회기 없이 끝난 사례를 선생님들은 마음속에서 어떻게 닫으시나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