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아홉 시의 아파트 단지는 네모난 불빛이 가득한 큰 벽 같아요. 잠이 잘 안 와서 요즘 저녁 먹고 동네를 한 바퀴 걸어요. 30분쯤. 음악은 안 듣고 그냥 걸어요. 그러다 보니 남의 집 창문을 보게 됐어요. 들여다보는 건 아니고요, 멀리서 불빛 색깔만요. 집집마다
1일 전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눈에 보이는 간판을 전부 소리 없이 읽으면서 걸었어요. 걷는 게 좋다는 건 아는데, 걸으면 생각이 따라와요. 오늘 못 한 일, 내일 해야 할 일, 몇 년 전에 한 실수까지. 그래서 산책하고 오면 더 지치는 날도 있었습니다. 상담 선생님께 그 얘
1일 전 · 조회 0 · 공감 0 · 댓글 3
떡볶이 먹으러 갔다가 벽에 붙은 종이 한 장 때문에 한참 앉아 있었어요. 회사 근처에 할머니 혼자 하시는 작은 분식집이 있어요. 테이블 네 개, 메뉴는 떡볶이·순대·어묵이 전부고요. 점심을 놓친 날 세 시쯤 가서 혼자 먹곤 합니다. 그 집 벽에는 달력 뒷장에 매직으로
3일 전 · 조회 0 · 공감 0 · 댓글 4
저는 핼러윈에 아무것도 안 하지만, 남이 꾸며 놓은 걸 보는 건 좋아합니다. 집 앞 빵집이 이번 주부터 창문에 호박 스티커를 붙였어요. 계산대 옆에는 유령 모양 머랭 쿠키가 놓여 있고, 식빵 봉지에도 주황색 리본이 묶여 있더라고요. 사장님이 직접 오리신 것 같은 박쥐
2026. 9. 23. · 조회 0 · 공감 0 ·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