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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도서관#가을

도서관 창가 자리의 오후 네 시

책은 열 쪽 읽었고, 나머지 시간은 창밖을 봤습니다.

집에 있으면 자꾸 눕게 돼서 일요일 오후에 동네 도서관에 갔어요. 3층 열람실 창가 자리가 비어 있더라고요. 창밖으로 은행나무가 딱 눈높이에 있는 자리예요.

소설책 한 권을 꺼내 왔는데, 솔직히 집중이 잘 안 됐어요. 요즘 글자가 눈에 잘 안 들어와요. 같은 줄을 세 번씩 읽고요. 예전에는 그게 답답해서 책을 덮고 나와 버렸는데, 오늘은 그냥 앉아 있어 보기로 했습니다.

네 시쯤 되니 해가 기울면서 책상 위로 빛이 길게 들어왔어요. 은행잎이 바람 불 때마다 몇 장씩 떨어지고, 아래 벤치에서는 아이가 그걸 주워서 엄마한테 가져가더라고요.

도서관이 좋은 건, 아무것도 안 해도 눈치가 안 보인다는 거예요. 다들 자기 책을 보고 있으니까요. 옆자리 분은 자격증 문제집을 풀고, 맞은편 할아버지는 신문을 한 장씩 천천히 넘기고 계셨어요. 종이 넘기는 소리, 누가 조용히 기침하는 소리, 난방기 돌아가는 소리. 그 소리들 사이에 앉아 있으니 혼자인데 혼자 같지 않았습니다.

다섯 시 반에 나왔어요. 읽은 건 열 쪽이지만 두 시간을 누워 있지 않고 앉아서 보냈다는 게 오늘의 수확이에요. 책은 빌려 왔습니다. 2주 안에 다 못 읽어도 괜찮아요. 또 가서 연장하면 되니까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3

운영팀

혼자인데 혼자 같지 않다는 말, 도서관 좋아하는 이유를 정확히 짚어 주셨어요.

운영팀

같은 줄 세 번 읽는 거 저도 요즘 그래요. 그래도 앉아 계셨다니 대단해요 우렁이 응원 스티커

운영팀

은행잎 주워 가는 아이 장면이 그려져요. 저도 다음 주에 창가 자리 노려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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