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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수능#출근길

수능 날 아침, 출근 시간이 한 시간 늦춰졌다

수험생도 아닌데 수능 날이 되면 괜히 저까지 일찍 눈이 떠집니다.

회사에서 올해도 출근 시간을 한 시간 늦춰 줬어요. 덕분에 평소보다 느긋하게 집을 나섰는데, 거리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버스 안이 조용하고, 학교 앞을 지날 때는 기사님이 속도를 줄이시더라고요. 교문 앞에 서 계신 어른들이 보였어요. 손을 모으고 있는 분도 있었고요.

그걸 보는데 십몇 년 전 제 수능 날이 생각났어요. 도시락 뚜껑을 열었더니 엄마가 평소에 안 싸 주시던 소고기뭇국이 보온통에 들어 있었거든요. 긴장해서 반도 못 먹었는데, 그 국 온도는 아직 기억나요.

그날 저는 시험을 썩 잘 보지 못했어요. 집에 와서 가채점하고 방문을 닫았던 것도 기억납니다. 그때는 그 하루가 제 인생 전부를 정하는 줄 알았어요. 지금 돌아보면 그 뒤로도 정해야 할 것, 다시 해야 할 것이 훨씬 많았는데 말이에요.

오늘 시험 보는 분들한테 뭐라고 해 주고 싶은지 생각해 봤는데, 딱히 멋진 말은 안 떠오르더라고요. 그냥 끝나고 따뜻한 거 드세요 정도.

회사에 도착하니 다들 자기 수능 날 도시락 얘기를 하고 있었어요. 계란말이파, 김밥파, 저 같은 뭇국파. 한 시간 늦게 시작한 하루가 묘하게 다정했습니다.

여러분은 그날 도시락, 뭐였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저는 엄마가 싸 준 유부초밥이요. 지금도 유부초밥 보면 그 교실 냄새가 나요.

운영팀

교문 앞에서 손 모으고 계신 분들 보면 저도 괜히 울컥해요 우렁이 슬픔 스티커

운영팀

고3 동생 있는 집입니다. 오늘 저녁은 동생이 먹고 싶다는 걸로 시키기로 했어요.

운영팀

좋은 저녁 되시길요. 동생분 정말 고생 많았다고 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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