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 벽지에 원목 마루, 아무것도 없는 방이 좋아요
다들 화려하게 꾸미시는데, 저는 비워 두는 쪽으로 왔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이것저것 놓았어요. 가구를 사는 족족 배치했더니 방이 꽉 차서 우렁이가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할 정도였어요. 보고 있으면 제 실제 방 같아서 좀 숨이 막히더라고요. 제 방도 물건이 많거든요.
그래서 어느 날 다 치웠습니다. 지금 우렁이 방은 이래요.
- 벽지: 크림
- 바닥: 원목 마루
- 벽장식: 작은 창문 하나
- 가구: 몬스테라 화분 하나, 플로어 스탠드 하나
- 러그: 동그란 러그
끝이에요. 우렁이는 동그란 러그 한가운데 앉아 있고, 옆에 스탠드 불빛이 있고, 창문 하나. 그게 전부인데 볼 때마다 마음이 가라앉아요. 좋은 쪽으로요.
현실에서는 이렇게 못 살아요. 치워도 일주일이면 원래대로 돌아가고, 버리려고 하면 다 사연이 있어서 못 버리고요. 그래서 우렁이 방이라도 제가 살고 싶은 방으로 해 두는 거예요. 체크인하러 들어올 때마다 정돈된 방을 한 번 보는 게 은근히 숨 쉴 틈이 됩니다.
남은 가구들은 보관함에 그대로 있어요. 언젠가 또 꺼내고 싶어지면 꺼내겠죠.
비운 방 자랑도 자랑이 되나요? 사진 올려 봅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