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올해 김장 몇 포기 할까' 전화
10월인데 벌써 김장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는 매년 이맘때 포기 수를 정하세요. 올해는 스무 포기로 줄이겠다고 하시는데, 작년에도 그 말씀을 하시고 마흔 포기를 하셨어요. 그리고 저는 그날 허리를 못 폈고요.
솔직히 김장 날이 다가오면 마음이 복잡해요. 일 자체도 힘들지만, 친척들이 모이면 꼭 나오는 질문들이 있잖아요. 요즘 뭐 하냐, 만나는 사람은 있냐. 배추 속 넣으면서 그런 말에 웃으며 대답하는 게 양념 버무리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
올해는 엄마한테 미리 말해 봤어요. '엄마, 나 가서 일은 열심히 할 건데 점심 먹고 나서는 한 시간만 방에 들어가 쉴게.' 엄마가 잠깐 조용하시더니 '그래, 너 작년에 얼굴이 하얗더라' 하시더라고요. 알고 계셨나 봐요.
올해 제 김장 계획
- 고무장갑은 제 손에 맞는 걸로 직접 사 가기
- 허리 받칠 낮은 의자 챙기기
- 점심 뒤 한 시간은 방에서 쉬기
- 대답하기 싫은 질문에는 '수육 더 드세요'로 넘기기
마지막은 아직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갓 버무린 김치에 수육 한 점은 기대돼요. 그건 진심이에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