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 점심, 매일 같이 먹는 게 조금 버거워요
사람들이 싫은 게 아니에요. 그냥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사람인데요.
저희 연구실은 열두 시가 되면 다 같이 일어나 학생 식당에 갑니다. 선배들 좋으시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아요. 그런데 아침 아홉 시부터 밤 열 시까지 같은 방에 있다 보니, 점심 한 시간만이라도 조용히 있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처음 몇 달은 빠지면 눈치 보일까 봐 매일 따라갔어요. 그러다 오후가 되면 이유 없이 지치고, 누가 말을 걸면 대답이 짧아졌습니다. 상담을 공부하면서 제 한계 하나 말을 못 하는 게 좀 우습더라고요.
그래서 박사 선배 한 분께 조심스럽게 물어봤습니다. 점심 가끔 따로 먹어도 되냐고요. 선배가 웃으면서 '나는 2년째 화요일 목요일은 혼자 먹는데 아무도 뭐라 안 해' 하셨어요. 제가 혼자 만든 규칙이었던 겁니다.
지금은
- 일주일에 두 번은 혼자 먹습니다. '오늘은 따로 먹을게요' 한마디면 끝이었어요
- 대신 같이 먹는 날은 휴대폰을 안 봅니다
- 혼자 먹는 날은 도서관 뒤 벤치에서 20분 걷다 들어와요
- 오후에 덜 지칩니다. 연구실 사람들한테도 더 친절해졌어요
깨달은 것
- '다들 그렇게 한다'는 대개 제가 확인 안 해 본 추측이었어요
- 이유를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 연구실 생활은 길어서, 처음부터 오래 갈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연구실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조심스럽긴 합니다. 저처럼 혼자 시간이 필요한 대학원생분들, 어떻게 숨 돌리고 계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