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첫 겨울 준비, 보일러를 처음 틀었어요
바닥이 따뜻해지는 데 40분이 걸린다는 걸 오늘 알았어요.
올해 3월에 독립했어요. 봄, 여름을 지나고 이제 첫 겨울을 앞두고 있습니다. 어젯밤에 이불을 두 겹 덮어도 발이 시려서, 오늘 드디어 보일러 조절기 앞에 섰어요.
버튼이 여섯 개인데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본가에서는 엄마가 알아서 틀어 줬으니까요. '외출'은 뭐고 '예약'은 뭔지. 설명서는 이사 올 때부터 없었고요. 결국 엄마한테 사진 찍어 보냈어요. 엄마가 전화로 '온돌 눌러, 숫자는 낮게 해' 하시길래 그대로 했습니다.
틀고 나서 바닥에 손바닥을 대고 기다렸어요. 10분, 안 따뜻함. 20분, 여전히. 고장인가 싶어 다시 전화하려는데 40분쯤에 미지근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때 좀 감격했어요. 제 손으로 집을 데운 거잖아요.
첫 겨울 준비 목록 (엄마 전화 요약)
- 창문 틈에 문풍지 붙이기
- 수면 양말 사기
- 가스비 고지서 나오면 놀라지 말기
- 가습 안 되면 빨래를 방에 널기
- 한파 때 수도꼭지 조금 틀어 놓기
독립하고 제일 힘들었던 건 사실 밤이었어요. 아무 소리도 안 나는 집에 혼자 있는 게 생각보다 쓸쓸해서, 여름까지는 TV를 켜 놓고 잤어요. 요즘은 좀 익숙해졌어요. 조용한 게 외로움이 아니라 그냥 조용한 걸로 느껴지는 날이 늘었어요.
지금 따뜻한 바닥에 엎드려서 이 글을 써요. 자취 선배님들, 겨울 꿀팁 더 알려 주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