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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목록#고마움#낯선사람

이번 주에 고마웠던 모르는 사람 세 명

이름도 모르고 다시 볼 일도 없는 사람들한테 신세를 졌어요.

요즘 사람이 좀 싫었어요. 회사에서도 치이고, 뉴스 보면 한숨 나오고, 지하철에선 다들 밀치고. 세상에 좋은 사람은 없나 보다 하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시작했거든요. 그런데 금요일 밤에 돌아보니 이런 일들이 있었어요.

1. 버스 기사님

월요일 아침, 정류장으로 뛰어가는데 버스가 이미 출발하려고 했어요. 포기하고 속도를 줄였는데 문이 다시 열렸어요. 올라타면서 '감사합니다' 했더니 기사님이 '뛰지 마요, 다쳐요' 하셨어요. 그날 지각 안 했습니다.

2. 약국 앞의 학생

수요일에 장 본 봉투가 터져서 귤이 인도에 굴러갔어요. 교복 입은 학생이 말없이 다 주워서 제 가방에 넣어 주고 갔어요.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이미 저만치 가 있었어요.

3. 엘리베이터의 아주머니

목요일 퇴근길, 제 표정이 어지간히 안 좋았나 봐요. 같이 탄 아주머니가 내리시면서 '오늘 고생 많았나 보네, 푹 쉬어요' 하셨어요. 문이 닫히고 혼자 남았는데 코끝이 찡했어요.

셋 다 10초도 안 되는 일이에요. 월요일의 저는 이런 걸 일로 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근데 적어 놓고 보니 일주일에 세 번은 누가 저를 도와줬더라고요. 싫은 일은 저절로 기억나는데, 이런 건 일부러 적어야 남나 봐요.

다음 주엔 제가 누군가의 10초가 돼 봐야겠어요. 다들 이번 주에 고마웠던 낯선 사람 있었어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오늘 카페에서 제 뒤에 계신 분이 제가 흘린 카드 주워 주셨어요. 이 글 안 봤으면 그냥 잊었을 거예요.

운영팀

'뛰지 마요, 다쳐요' 기사님 최고네요. 그 한마디에 월요일이 달라졌겠어요 우렁이 최고 스티커

운영팀

싫은 일은 저절로 기억나고 좋은 일은 적어야 남는다는 말 정말 그래요. 저도 금요일마다 세 개씩 적어 볼래요.

운영팀

같이 해요! 저도 매주 금요일에 여기 다시 올려 볼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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