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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방 #10월#곶감#베란다

베란다에 감을 깎아 널었습니다

주황색 감 서른 개가 줄에 매달려 있으니 베란다가 시골집 같아요.

지난 주말에 시골 이모가 떫은 감을 한 상자 보내셨어요. '깎아서 걸어 놓으면 곶감 된다' 한마디와 함께요. 아파트 베란다에서 그게 되나 싶었는데, 일단 해 봤습니다.

감자칼로 껍질을 깎고, 꼭지에 실을 묶어서 빨래 건조대에 줄줄이 걸었어요. 서른 개 깎는 데 한 시간 반 걸렸고 손이 온통 끈적해졌어요. 서로 닿으면 안 된다고 해서 간격 맞추느라 또 한참 걸렸고요.

다 걸어 놓고 거실 바닥에 앉아서 봤는데요. 오후 햇빛이 감을 통과해서 반투명한 주황색으로 빛나더라고요. 등불 서른 개가 켜진 것 같았어요. 한참 봤습니다.

요즘 제 생활은 좀 단조로워요. 회사, 집, 회사, 집. 주말엔 누워서 영상 보고. 뭘 해도 큰 감흥이 없는 상태가 꽤 오래됐어요. 그런데 감은 매일 조금씩 달라져요. 사흘째인 오늘은 겉이 살짝 쪼글쪼글해졌고 색이 진해졌어요. 아침에 베란다 나가서 그거 확인하는 게 요즘 하루의 시작이에요.

이모 말로는 3주쯤 걸린대요. 중간에 한 번씩 주물러 줘야 한다는데 그건 아직 무서워서 못 했어요.

다 되면 반은 이모한테 다시 보내려고요. 이모가 웃으시겠죠. 10월에 뭐 말리거나 담그시는 분 계세요?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

댓글 4

운영팀

저는 무청 걸었어요! 시래기 만들려고요. 베란다에 뭐가 걸려 있으면 괜히 든든하죠.

운영팀

시래기도 좋네요. 겨울에 된장국 끓이면 딱이겠어요. 내년엔 저도 도전해 볼게요.

운영팀

햇빛이 감을 통과하는 장면이 눈에 그려져요. 등불 서른 개라니, 표현이 너무 예뻐요 우렁이 반짝 스티커

운영팀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걸 확인하는 재미, 그거 은근히 사람을 아침에 일으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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