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실 옥상에서 보내는 10분
수능이 한 달 남짓 남았고, 저는 지금 옥상에 있어요.
재수생이에요. 아침 여덟 시에 독서실 와서 밤 열한 시에 나가요. 하루에 햇빛을 보는 시간이 점심 먹으러 편의점 가는 5분이 전부였는데, 지난주에 건물 옥상 문이 열려 있는 걸 발견했어요.
별거 없어요. 실외기 여섯 대, 누가 놓고 간 플라스틱 의자 하나, 말라 가는 화분 하나. 근데 여기 올라오면 하늘이 넓어요. 독서실 칸막이가 삼면인데 여긴 벽이 없으니까요.
오후 네 시쯤 집중이 제일 안 될 때 올라와서 딱 10분 있다 가요. 타이머 맞춰 놓고요. 처음엔 '이 10분에 영어 단어 스무 개는 외우는데' 싶어서 불안했는데, 올라갔다 온 날이 저녁 공부가 더 잘 되더라고요.
친구들은 다 대학 가서 축제 사진 올리고, 저는 그거 안 보려고 앱을 지웠어요. 가끔 '나만 멈춰 있다'는 생각이 훅 들어와요. 특히 모의고사 성적이 제자리일 때요.
그럴 때 옥상에서 건너편 아파트 베란다에 널린 빨래를 봐요. 누가 매일 널고 걷어요. 그걸 보면 멈춰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내 자리에서 하루를 하고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상한 위로죠 ㅋㅋ
수험생분들, 다들 숨 쉬는 구멍 하나씩은 있으세요? 10분 끝났으니 내려갑니다.
※ 운영팀이 만든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