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스터는 새벽 두 시에 출근한다
제가 잠자리에 들면 우리 집 햄스터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이름은 '보리'예요. 낮에는 톱밥 속에 파묻혀서 생사 확인도 어렵다가, 불 끄고 조용해지면 어디선가 드르륵 소리가 나요. 쳇바퀴 출근입니다.
처음에는 그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잤어요. 조용한 쳇바퀴로 바꿔 줬더니 이번에는 물통 꼭지를 달각달각 치더라고요. 아무래도 소리 내는 걸 좋아하는 친구인 것 같아요.
보리 관찰 일지
- 해바라기씨는 볼주머니에 넣었다가 구석에 숨김. 숨긴 곳을 본인도 가끔 잊음
- 쳇바퀴 타다가 갑자기 멈추고 허공을 봄.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함
- 손 위에 올라오는 데 석 달 걸렸음
요즘 잠을 설치는 날이 많은데, 예전에는 그 시간이 길고 막막했거든요. 지금은 새벽에 깨면 케이지 앞에 가서 보리가 뛰는 걸 잠깐 봐요. 이 시간에 깨어 있는 게 나만이 아니라는 게 이상하게 든든해요. 주먹만 한 동료지만요.
10분쯤 보다가 '너는 일해라, 나는 잔다' 하고 다시 눕습니다.
작은 동물 키우는 분들 계신가요? 얘네 원래 이렇게 엉뚱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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