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우렁이 보여 드렸더니
'이게 뭐 하는 거냐'던 엄마가 지금은 저보다 우렁이 안부를 더 챙기세요.
주말에 본가에 갔다가 식탁에서 체크인을 하고 있었어요. 엄마가 어깨 너머로 보시더니 '그 달팽이는 뭐냐' 하셨어요. 달팽이 아니고 우렁이라고 세 번 말씀드렸습니다.
기분을 적으면 우렁이가 자란다고 설명했더니 엄마가 한참 화면을 보시다가 '그럼 얘는 네가 기분 나쁘다고 써도 크냐'고 물으셨어요. 그렇다고 했더니 '그건 좋네' 하시더라고요.
엄마의 우렁이 평가
- 방: '너무 휑하다, 뭐 좀 놔 줘라'
- 목도리: '색이 곱다'
- 텃밭: 가장 큰 관심. '물은 언제 주냐'를 세 번 물어보심
- 우로로록 소리: '개구리 같다'
그 뒤로 엄마가 전화하시면 '밥 먹었냐' 다음에 '우렁이는 잘 크냐'가 붙어요. 지난번에는 '요즘은 뭐라고 쓰냐'고 물으셔서, 요새 잠을 좀 못 잔다고 처음으로 말했어요. 평소 같으면 '괜찮아'로 끝냈을 얘기였는데요.
엄마는 '대추차 보내 줄게' 하셨어요. 그게 해결책은 아니지만, 엄마가 알고 있다는 게 좀 든든했어요.
어제 택배가 왔는데 대추차 옆에 귤도 한 봉지 들어 있었어요. 가족한테 우렁이 보여 준 분 또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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