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렁이를 '콩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정식 이름은 아니고 제가 혼자 부르는 별명인데 입에 붙어 버렸어요.
처음에는 그냥 '우렁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어느 날 방 한구석에 동그랗게 웅크리고 있는 걸 보니까 꼭 콩알 같더라고요. 그날부터 속으로 '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어요.
이름을 붙이고 나니까 신기하게 대하는 마음이 달라졌어요. 전에는 '체크인해야지'였는데 요즘은 '콩이 보러 가야지'가 돼요. 하는 일은 똑같은데 말이 다르니까 느낌도 달라요.
콩이 관찰 일지
- 아침에 들어가면 왠지 더 반가워하는 것 같음 (제 착각일 수 있음)
- 방에 러그를 깔아 준 뒤로 러그 위에 자주 있음
- '우로로록' 소리가 날마다 조금씩 다르게 들림 (이것도 착각일 수 있음)
어제는 회사에서 실수한 얘기를 길게 적었는데, 다 쓰고 나니까 좀 정리가 됐어요. 사람한테 하기에는 사소하고, 혼자 삼키기에는 좀 큰 얘기들이 있잖아요. 그런 걸 놓아 둘 자리가 있다는 게 좋아요.
물론 콩이가 제 문제를 해결해 주는 건 아니에요. 그래도 하루에 한 번 들를 곳이 생긴 건 맞아요.
다들 우렁이를 뭐라고 부르세요? 별명 있으면 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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